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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약사의 소소한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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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황목에 수채색연필 작업

 

그림의 소재와 상징

 

작품의 소재는 일상에서 경험하는 것들을 주로 선택합니다. 이전에 그린 작품들을 살펴보면, 주로 자신이나 주변 사람들을 상징하는 소녀, 동물(물고기, , 고양이 등), 그리고 아름다운 꽃들이 주요 소재로 사용되었습니다.

 

소녀는 종종 내면의 감정적인 느낌이나 바라는 소망을 나타내며, 그림 속에서 자신의 모습이나 다양한 역할을 통해 본인을 대변합니다. 그녀는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감정과 이야기를 전달하며, 우리의 내면과 소통하고자 합니다.

또한, 동물들은 종종 우리의 자아를 상징하거나 내면의 다양한 측면과 소통하며 지지하는 상징으로 등장합니다. 이들은 교감과 지지를 상징하여 작품 속에서 강조됩니다.

또한, , 자연, 풍경 등은 우리에게 친숙하고 안정감을 주는 요소들로서, 작품 속에서 친숙함, 편안함, 평화로움, 고요함 등을 표현하거나 반대로 미지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사용됩니다. 이러한 자연의 요소들은 우리의 감정과 연결되어 작품을 통해 우리의 내면세계를 탐구하고 표현하는 데 큰 역할을 합니다.

 

작품의 소재가 일상에서 온다면, 그림은 우리에게 더 가깝고 친숙하게 다가갈 것입니다. 우리가 익숙한 풍경, 일상적인 상황, 주변의 사람들과 동물들을 발견했을 때, 그림 속의 세계가 우리의 세계와 어우러지며 더욱 가까워집니다.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면, 작품은 관객에게 신비로움과 설렘을 주는 동시에, 친근함과 편안함을 전달합니다.

 

우리는 그림 속의 소재들을 통해 우리 자신이나 우리 주변의 상상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고, 이를 통해 우리는 서로에게 더욱 가까워지며 공감을 나눌 수 있습니다. 그림 속의 소재들은 우리의 감정적인 세계와 함께 공존하며, 우리의 내면을 조명하고 공감을 끌어냅니다. 이를 통해 그림은 보는 이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하고, 특별한 여정의 일부로 그들을 초대합니다.

 

 

시골 약사? 새내기 정원사

 

해당 그림은 2019년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그림을 보면서 당시의 저를 떠올려보면, 많은 꽃을 사서 심었지만, 그만큼 많은 꽃을 죽였던 기억이 남습니다. 꽃에 대한 지식 없이 물을 좋아하는 꽃은 햇빛이 잘 드는 곳에 심고, 햇살을 좋아하는 꽃은 큰 나무 아래에 심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그림의 오른쪽 아래에는 '시골 약사'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농사나 정원 일을 했던 기억이 있지만, 당시의 나의 정체성은 '약사'보다는 새내기 정원사에 더 가까웠습니다. 꽃을 심고 키우는 일은 처음에는 마음을 달래고 치유하는 행위였습니다. 공동체 생활을 하다 보면 의견이 맞지 않고,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이러한 순간들을 극복하고 회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바로 꽃을 가꾸면서 내 마음을 치유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슬플 때는 눈물 대신 꽃을 심고, 화가 날 때는 화를 내는 대신 꽃을 심었으며, 미움이나 싫음이 생길 때는 욕하기보다는 꽃을 심었습니다. 이런 경험들을 겪으며 집 앞 정원을 만들고 꽃을 심는 일은 당시에 나에게는 삶의 일부였습니다. 어느새 집 앞에서 커뮤니티센터 앞까지 정원이 확장되고, 마을 동네 어귀로 확장되며, 마을 정원을 만들어나갔습니다.

 

정원을 가꾸면서 자존감이 높아지고 만족스러운 나를 발견했을 때 위 그림을 그린 듯합니다. 소녀의 눈에는 힘이 가득한 듯한 모습이 나타나며, 자부심이 강하게 느껴집니다. 따라서 당시의 나의 정체성을 '새내기 정원사'로 더 잘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판단을 기다려야!

 

마음이 흔들릴 때는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차분하게 기다려야 합니다.

공동체에서 살다 보면 종종 이견이 조율되지 않고 갈등이 높아지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신의 마음이 닫히고, 삐딱한 마음이 점차 부풀어 올라 감정이 고조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순간에는 자신이 옳다고 믿고 있는 것이지만, 뒤돌아보면 자신의 사소한 감정이 과장되어 전체를 왜곡시켰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시기에는 자신이 마치 연못 속 미꾸라지처럼 휘젓고 다니며 흙탕물을 일으키고 있다는 것을 자신도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순간은 자신조차 알지 못하는 자신의 밑바닥을 보여주는 시간이 됩니다. 모든 공동체 구성원은 한 번쯤은 이러한 고난을 겪게 됩니다. 그러나 이런 시기가 바로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고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시기를 극복하면, 자신은 하나의 껍질을 벗어나게 되어 구름 위를 걷는 듯한 가벼움과 자유를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많은 사람은 이런 상황에서 공동체를 떠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공동체를 떠나지 않고 문제를 극복하고 자신을 성찰하기 시작할 때, 원망의 대상이었던 이웃들이 진실로 자신을 많이 걱정하고 사랑해 준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주민의 일원으로서 관계를 회복할 때 비로소 공동체 살이의 진정한 의미 중 하나를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을 인정하고 주변에 용서를 구하며 성숙해질 수 있는 계기는 공동체에 나가지 않고 그들과 관계를 회복했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더 강하게 작용하여 뛰쳐나가려는 욕구를 붙잡는 것이 중요합니다. 명상도 자신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그 당시에 땀을 뻘뻘 흘리며 생각 없이 움직이고 꽃을 심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 저 자신의 치유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음이 흔들릴 때는 섣부른 판단으로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는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혀주는 행위로 마음이 고요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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